#1 직장인 김모(33)씨는 최근 서울 용산구 원룸으로 이사 온 뒤 자동차를 주차장에 모셔두고 있다. 차를 빼는 일은 쉬워도 귀가하는 순간 시작되는 ‘주차 전쟁’에 끼지 않기 위해서다. 거주 중인 3층짜리 원룸 건물에 15가구가 살지만 주차장은 3면뿐인 탓에 벌어지는 전쟁이다. 김씨는 “원룸에서 400m가량 떨어진 공영주차장에 월 주차권을 사서 차를 대는 것도 고려했지만, 그곳도 차를 빼면 저녁에 다시 넣기가 힘들어 포기했다”며 “언제, 어디든 가고 싶은 곳으로 나를 실어주던 정든 ‘애마’와의 작별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 단지 사이의 왕복 2차선 도로는 날이 어두워지면 1차선 도로로 변한다. 노선 시내버스가 다니는 도로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이 길 양쪽으로 사유지처럼 차를 댄다. 주말엔 낮에도 주차된 차량 때문에 이 길을 오가는 차들이 엉켜 길이 수시로 잠긴다. 아파트 주차장 주차는 2중, 3중이 기본이어서 길가에 세울 수밖에 없는 곳이다. 주민 박모(42)씨는 5일 “주민들이 주차를 벽돌 끼워 넣기 게임인 ‘테트리스’ 하듯 하다 보니 웬만한 운전 실력자가 아니고선 운전대를 안 잡는다”며 “멀쩡한 아파트를 뜯어내고 다시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실정인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일이 잘못돼 모두가 이렇게 고통받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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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의존적 도로망·도시구조 문제"
세계 시장에 750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글로벌 톱5’의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이면이라고는 하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자동차 의존적 도로망과 도시구조를 가진 데 따른 문제점의 하나”라며 “대중교통과 보행, 자전거 중심 도로망으로 전환과 함께 한국도 이제는 자동차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주 청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자(건설사)를 배려하는 복잡한 주차장 설치기준을 버리고 '가구당 1대 이상'이라는 단순한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며 “일본과 같은 차고지 증명제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2,436만 대로 10년 전(1,798만) 대비 35%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차장 면적은 1,708만㎡에서 4,082만㎡로 140% 가까이 증가했다. 산술적으로 생각하면 자동차 1대가 쉴 수 있는 공간은 늘었고, 주차난은 완화됐다고 할 수 있지만, 전국의 주차 갈등은 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주차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 건수는 314만 건에 달한다. 3년 전인 2017년(135만 건) 대비 배가 넘는다. 신문고에 접수되지 않은 건을 포함할 경우 어느 수준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http://news.v.daum.net/v/20211206043013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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